열세번째 종
리브렌 왕립 아카데미의 시계는 전부 열세 번 울린다. 그리고 열세 번째 종이 울리면, 정확히 3분이 사라진다. 사라진 학생은 돌아오지만, 아무도 그 3분을 기억하지 못한다. 삼백 년 동안. 신입생 이진우만 빼고.그는 잃어버린 것을 세는 소년이다.
남이 3년 걸려 배우는 문장을 3분에 뜯어보는 대신, 계산할 때마다 코피를 흘리고 뇌가 타오른다.
검도 마법도 아닌 '역산'으로, 그는 이 학교가 감추고 있는 장부를 읽기 시작한다.
규칙을 배우는 미궁에 갇힌 마흔일곱 명. 하루에 한 해씩 늙는 물속의 도시. 기적의 값을 대신 치르는 성녀. 그리고 300년 동안 이 학교가 잃은 243일.그 시간은 사라진 게 아니다.
누군가가 아직 들고 있다.검을 쥐었으나 끝내 이름을 받지 못한 소녀. 12년째 열여덟 살인 표류자. 남의 상처를 대신 입는 성녀. 그림자가 없는 사서. 그들은 각자 다른 빚을 졌고, 진우는 그 청구서를 계산해주는 사람이다.열세 번째 종은 시간을 알리는 종이 아니다. 독촉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