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자의 메신저를 읽는다
죽은 사람의 휴대폰을 맨손으로 쥐면, 지워진 문장과 끝내 보내지 못한 마지막 한마디가 손끝으로 전해진다. 스물넷 디지털 유품 정리사 윤해수의 능력이자 저주. 대가는 저림과 두통, 심하면 코피와 실신. 하루에 허락된 시간은 단 3분. 디지털 장의사가 만들어 가는 세상에 없던 오컬트 미스터리.
‘딜리트’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저마다 다른 죽음이다. 두 달간 밤마다 누군가 드나든 방에서 사망한 서지우, 완벽한 피드 뒤에서 무너진 인플루언서 루나, 3년을 함께한 스터디가 등을 돌린 취준생, 가해 차량 도주로 묻힌 배달 라이더. 전부 자살과 사고로 닫힌 사건들. 그러나 해수가 폰을 열 때마다 가려졌던 메시지는 전혀 다른 손을 가리키고, 흩어진 사건들은 하나로 꿰이며 거대한 흑막― 잠금 프로그램 ‘데드락’으로 수렴된다.
넣은 만큼만 나온다고 해서 ‘자판기’라 불리는 형사 차은결. 본 것을 조서에 못 써 10년을 삭여 온 그는, 해수의 능력을 믿는 유일한 사람이자 해결사이기도 하다. 호감은 있어도 끝내 한 발을 못 떼는 사람. 세상 모든 잠금을 여는 해커 지호, 밤에도 검은 중절모를 벗지 않는 카페 주인 백. 그리고 미스터리한 검은 고양이 ‘버그’. 서로의 빈 곳을 메우는 캐릭터들의 케미가 무거운 사건 사이에 숨통을 틔운다.
그리고 모든 명단의 맨 끝에, 해수가 3년째 읽어보지 못한 폰이 남아있다. 거기에 적힌 이름은 그녀의 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