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문파의 막내제자가 천하제일인이었다
청명문에 남은 것은 사형 둘과 막내제자 하나.
그리고 빚 천 냥.
“문파를 정리하자.”
맏사형은 장부를 펼쳤고, 둘째 사형은 대답하지 않았다.
서하는 십오 년 동안 수련해온 검을 챙겼다.
“제가 벌어오면 되잖아요.”
그런데 첫걸음부터 이상했다.
평생 익힌 것은 청명팔식이라는 기본검뿐인데.
문파를 내놓으라던 고수가 한 초식에 무너졌다.
“……사형. 저 사람이 약한 거예요?”
강호가 뒤집힐 만한 검을 지니고도
내일 먹을 쌀부터 걱정하는 막내제자.
천하제일의 힘으로도 빚은 저절로 갚아지지 않고,
이긴다고 지켜야 할 것들이 모두 남는 것도 아니다.
망한 문파의 산문을 다시 여는 이야기.
이번에는 누구도 혼자 남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