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몰락한 공작가의 막내아들로 환생했다.
백 년 전, 용사의 검에 쓰러진 마왕이 남긴 마지막 말.
세상은 그것을 저주라 불렀고, 사람들은 지금도 그 말을 외치며 마왕을 기억한다.
그리고 백 년 뒤, 마왕은 정말 돌아왔다.
몰락한 공작가의 아홉 살 막내아들로.
열다섯 개였던 성은 달랑 하나.
아버지는 웃으며 땅을 빌려주고, 빌려준 땅은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도 그라츠 자작이 "잠깐만 빌려 달라"며 찾아오는데…
"저기, 계약서부터 쓰시죠?"
전생의 지략에 아홉 살의 몸. 식탁 위의 약속을 문서로 바꾸고, 오십 년 묵은 차용증의 허점을 찾아내고, 빼앗긴 언덕과 잃어버린 성을 한 채씩 되돌린다.
남부에 내려온 성녀는 그의 안에서 '무언가'를 보았는데.
복수? 관심 없다.
이번 생엔 지킬 사람이 너무 많다.
굶는 마을, 웃기만 하는 아버지, 성질 급한 형, 늙은 개 한 마리까지.
귀족들은 웃는 얼굴 뒤에 칼을 감추고, 수도는 그를 감시하고, 교단은 그를 판정하려 든다.
하지만 상대가 누구든, 이 마왕은 먼저 칼을 뽑지 않는다.
저주 대신 약속.
이번 생의 마왕은 조금 다르게 지킨다.
세상이 두려워한 그 한마디가 단 한 번도 복수의 맹세가 아니었다는 걸, 당신은 마지막 화에서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