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에서 집 나온 황금부처 표지

소림에서 집 나온 황금부처

몽웅 - 마교의 잿더미에서 구해진 아이, 정현(正賢).
그를 거둔 소림의 노승 법진은 바르고 어질게 살아가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어 주었다.
스무 해가 지난 지금, 정현은 곰 같은 덩치의 청년이 되었다. 쌀 여섯 포대를 짊어지고 산길을 달리며, 맨팔로 칼을 받아 내는 괴력의 소유자. 하지만 소림에서는 다른 제자들의 수련을 구경했다는 이유로 매를 맞는 속가제자일 뿐이다.
“내가 때리면 쟤들 다 죽어. 그럼 나 여기서 쫓겨나.”
평생 배운 것은 남들도 다 아는 기초 무공. 그래도 정현은 매일 같은 걸음을 밟고, 같은 주먹을 뻗었다. 더 강해지면 자신에게도 배울 자리가 생길 거라 믿으면서.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등 뒤에 황금빛 부처가 나타난다.
법진은 끝내 제자에게 말한다.
“강호로 나가 보거라.”
청의협룡 같은 영웅을 만나고, 온갖 무공을 배우고, 멋진 별호를 얻어 돌아오겠다는 꿈. 정현은 스승이 챙겨 준 전낭과 가르침을 품고 처음으로 집을 떠난다.
그리고 반나절 만에 길을 잃는다!
산적에게 말로 타이르기를 시도했다가 사람 잡아먹는 노괴를 만나고, 소매치기를 가르치려다 문파의 비밀에 휘말리는 강호 초행길. 곁에는 툭하면 혀를 차면서도 밥과 잠자리는 챙겨 주는 사파의 도객 도진악이 붙었다.
“사람을 봐라. 사람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거라.”
그러나 사람을 구하려 뻗은 손에도 피는 묻는다. 살리지 못한 목숨은 남고, 선의만으로 끝나지 않는 일도 생긴다.
정현은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
그래도 어려운 사람을 보면 발을 멈춘다.
집 나온 황금부처의 시끌벅적한 첫 강호 유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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