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불
사람들은 그를 개똥이라 불렀다.
약하고, 게으르고, 그래도 심성은 착한 녀석.
현개는 그 평판이 마음에 들었다.
잘한다고 소문나면 맡을 일만 늘어날 테니까.
부모와 사형제들 곁에서, 오늘처럼만 살면 충분했다.
전진파가 불타기 전까지는.
부모는 죽었고, 믿었던 사형제들은 그를 버렸다.
도망친 끝에 닿은 마교에서는 그의 내공에 값이 매겨졌다.
스무 해 가까이 되풀이한 삼재심법.
그토록 하찮게 여기던 것에서, 그들은 무엇을 발견한 걸까.
현개는 살아남아야 했다.
자신의 삶을 빼앗아간 자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모두가 전진파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 속에 잔불 하나가 남은 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