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지점장은 2호점 대신 창고를 샀다
학교 급식 84억짜리 계약서를 찢은 대가였다.
석 달 뒤에 학교가 문을 안 열기 때문에 찢었는데,
그걸 아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눈을 떠보니 2019년 12월이었다.
전생에 나는 바로 그 3월 31일에 잘렸고,
15년치 경력을 들고 포차를 열었다가 그것도 접었다.
이번엔 백 일이 있다.
상태창은 없다. 내가 아는 미래는 두 줄이다.
학교가 닫는다. 요양원이 산다.
그 두 줄로 요양원 여섯 곳을 딴다.
모자란 건 아무도 안 받아주는 반품을 받아서 메운다.
그리고 코로나로 멈춰 선 남의 창고를 산다.
전생에 나는 남의 창고에서 만들고 빈손으로 나갔다.
만든 걸 가져가려면 창고가 내 것이어야 한다.
이번엔 2호점이 아니라 창고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