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에서 생존하기 위한 나만의 법칙
일주일 만에 세계 인구의 3할이 사라졌고, 방송은 열흘 만에 끊겼다.
나는 그 지옥을 자면서 보냈다.
정확히는 한 달 하고 닷새를.
스물일곱, 벽돌을 등에 지던 막노동꾼 유신.
깨어났을 때 도시는 텅 비어 있었다. 사람도, 시체도 없이.
아스팔트 위에는 무언가를 질질 끌고 간 검은 자국만 남아 있었다.
괴물을 죽이면 구슬이 나온다.
그 구슬을 받아들인 사람 중 몇몇은 사람이 아니게 됐다.
우리는 그들을 영웅이라 불렀다. 착각이었다.
힘이 생긴 인간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남을 구하는 게 아니라, 갖는 것이었으니까.
물. 쌀. 기름. 약. 그리고 사람.
그래서 나는 법칙을 만들었다.
피 흘리며 하나씩 배웠고, 하나가 늘 때마다 무언가를 잃었다.
법칙 1.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휴지가 있는지부터 확인한다.
법칙 2. 아무도 믿지 않는다.
법칙 3. 후회하지 않는다.
법칙 4. 친구를 만들지 않는다.
법칙 5. 피를 봤으면 끝을 낸다.
법칙 6. 아무거나 주워 먹지 않는다.
1번이 우습다고?
칸막이 문 한 장 너머에서 늑대놈 콧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 웃어도 좋다.
2028년 11월.
나는 아직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