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신은 계약서가 싫다.
단, 계약서에 적힌 것만.
엘 스카사, 18세.
그에게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The Contract
계약의 내용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
하지만 스카사는 신이 아니다.
무엇을 원하는지, 그것을 어떻게 정의할지, 어떤 조건을 붙일지, 어떤 예외를 허용할지는 전부 그의 몫이다.
문장 하나가 부족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단어 하나가 모호하면 예상하지 못한 해석이 발생한다.
서로 다른 조건이 충돌하면 계약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래서 스카사는 계약서를 쓴다.
읽고.
고치고.
시뮬레이션하고.
다시 쓴다.
그리고 또 의심한다.
그에게 계약은 능력이 아니라 거의 집착에 가깝다.
하지만 그런 집착이 쌓이고 쌓인 끝에, 스카사는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언어로 현실을 건축할 수 있다.
개념을 분리하고, 조건을 연결하고, 상태를 변화시키고, 서로 접촉하지 않는 것들마저 서로의 변화를 인식하게 만드는 구조.
그가 만들어낸 이름은—
LSKS.
계약의 신이라 불리는 인간.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계약서를 쓰기 위해 끊임없이 의심하는 18세.
이것은 신의 힘을 가진 인간이, 언어로 세계를 계약하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