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당한 불펜투수가 S급 마구를 던짐
"강태오 선수 데이터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강태오는 프로 9년 차, 서른 살 추격조 투수다.
직구는 142km, 변화구는 어설프다.
시즌이 끝난 다음 날, 단장의 태블릿에 뜬 숫자 몇 개로 방출이 정해졌다.
남은 건 짐 상자 하나와 아버지가 남긴 빚 독촉 문자뿐이다.
마지막으로 공을 던지러 간 동네 배팅센터에서
그의 눈앞에 낯선 창이 떠오른다.
[포심 패스트볼 : F급]
그리고 그 아래에 붉은 글자 한 줄이 새겨진다.
[S급 마구 : 사라지는 슬라이더 — 해금되었습니다.]
타자 눈앞에서 궤적째 지워지는 공.
트래킹 장비마저 '측정 오류'를 띄우는 슬라이더다.
다음 주 독립리그 공개 테스트.
참관석 맨 앞자리에는 그를 버린 단장이 앉아 있다.
"제 데이터엔 미래가 없다면서요."
이제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공으로 증명할 차례다.
독립리그 흙바닥에서 시작해 1군 마운드에서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공까지.
버린 쪽이 먼저 찾아오게 만드는 방출 투수의 역전극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