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아르: 던전의 끝엔 무엇이 있나
눈을 뜨자 푸르스름한 물빛이 일렁이는 차가운 동굴이었다. 기억은 전부 지워졌고, 가진 것은 주머니 하나 없는 얇은 옷 한 벌과 '리안'이라는 이름뿐. 그리고 머리맡에서 얼른 가자며 날개를 퍼덕이는 희뿌연 영혼, '테아르'.
어떤 설명도, 친절한 가이드도 없는 서늘한 던전. 하지만 돌을 깨어 날을 세우고, 짐승의 가죽을 오려 끈을 묶는 순간 깨달았다. 어째서인지 내 손이 이 생존의 방식을 저절로 알고 있다는 것을.
"아래로 내려가야 해. 여긴 1층이야."
직접 다듬은 돌칼 한 자루를 고쳐 쥐고, 어둠이 도사린 깊은 곳을 향해 한 걸음씩 발을 내딛는다.
나는 이 어두운 던전의 바닥을 향해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