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버린 감정인데 인간 놀이가 너무 재밌다
본체가 지구로 내려보냈다. 목표는 없고 ‘살아라’만 받았다.
그래서 산다.
낮엔 대학생. 클럽에서 형 카드 긁고, 당구 치고, 친구 놀리고.
밤엔 항구도시 편의점 알바. 천오백 원입니다. 컵라면은 앞줄에 빼놓습니다.
낮 친구들은 내가 미친 놈인 건 아는데, 뭘 할 수 있는지는 모른다.
밤 손님들은 내가 뭘 하고 오는지는 보는데, 미친 놈인 건 모른다.
가끔 초월자가 온다. 자료에 내가 EX+++ 이하로 적혀 있단다.
그건 3분이면 된다. 아무도 못 본다. 부두에 구멍만 남는다.
문제는 사람이다.
사람은 못 죽이거든. 사람은 3분으로 안 끝나거든.
새벽 네 시에 “아이고 추워” 하고 들어오는 아주머니. 캔커피를 꼭 두 개 사 가는 라이더. 커피믹스 뜯으면서 “이번엔 몇 분이야” 묻는 사장님.
본체는 감정이 없다. 내가 뭘 느끼는지 값으로만 읽는다. 그리고 묻는다.
『왜.』
나도 모른다. 그래서 대답 안 한다.
아, 그리고 이건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데.
인간 놀이 이거 진짜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