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뒷면
소리 없는 공포와 짙어지는 그림자. 유리에만 비치는 무언가가 서서히 다가오는 가운데, 우진은 도서관 거울 속에서 먼저 갇혔던 이들의 기록을 발견한다. 세종대왕부터 라마누잔, 다 빈치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초월한 방문자들이 남긴 조각난 기억들.
우진은 그 언어를 배우고, 잃어버린 딸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되찾기 시작한다.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그는 '지우는 것'에 맞서 자신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붙든다. 이것은 잔혹함 없는, 고요하고 서늘한 생존의 기록이자, 말로 옮길 수 없는 경이를 마주한 한 남자의 긴 독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