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망한 도시에서 과학으로 괴담 잡는 법
비가 그치지 않는 하층 골목에는 밤새 이런 네온이 번쩍인다. 새 괴담이 돌면 광고 문구가 바뀌고 사람들은 새 구독료를 낸다. 벽이 우는 맨션이나 머리맡에 서는 방문객 같은 괴담도 여기선 민원으로 접수된다.
위층 기업들이 과학을 독점한 지 두 세대가 지났다. 하층에는 이제 괴담이 득실거린다.
강무진은 위층 연구원이었다. 자사 상품에 효과가 없다고 본 대로 보고했다가 괴담 민원 창구로 쫓겨났다.
무진의 눈엔 괴담마다 명확한 원인이 보였다. 기름이 마른 환풍기, 창을 막은 방의 난로, 납이 녹는 수도관 같은 것들이었다. 무진이 그걸 설명하면 사람들은 비웃고 문을 닫았다.
"진동이니 헤르츠니 그거 할아버지 때나 믿던 말이에요."
이 도시에선 맞는 말이 미신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무진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한테 들었는데 저런 건 지하에 사는 게 목말라서 우는 거래. 밥 주래, 기름으로. 넘치게 먹이면 체한다고 함」
그날 밤 관리인이 제 손으로 지하에 내려가 기름을 부었고 벽이 멎었다.
"그러니까 목이 말라서 울었던 거네. 잘 돌봐줘야겠어."
"아, 예…… 잘 키우십쇼."
다음 날 위원회 단말에 민원 처리 평가가 올라왔다.
『만족도 5.0/5.0 "박사님 다녀가시고 벽이 안 울어요! 헤르츠 얘기는 좀 웃겼지만요ㅎㅎ"』
연구 부서 시절 받은 어떤 평가보다 높은 점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