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여자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젊었을 때도 없었던 일이
머리가 희끗해질 나이가 되어서야 찾아왔다.
사랑보다 책임을 먼저 배웠고
설렘보다 견디는 법에 익숙했던 여자, 서연.
아내였고 엄마였고
누군가의 생활을 책임지는 사람이었지만
정작 한 번도 제대로 사랑에 빠져본 기억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나타났다.
다정한 말투.
따뜻한 눈빛.
별것 아닌 말을 기억해주는 사람.
그 남자를 만나고 처음 알았다.
나도 아직 여자였다는 것을.
그런데 마음을 열고 그에게 기대려던 순간,
서연은 또 하나를 알게 된다.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과
내가 무너질 때 잡아주는 사람은
어쩌면 같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오십을 넘어서야 처음 사랑을 배우기 시작한 한 여자.
이것은 늦게 찾아온 연애 이야기가 아니라
평생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온 한 여자가
자신의 마음을 찾아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