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빼앗은 놈이 영웅이 됐다
나는 왕국 최강의 용사였다.
믿었던 책사의 병든 몸에서 깨어나기 전까지는.
놈은 내 얼굴로 환호를 받고,
나는 놈의 얼굴로 수배당한다.
더 기막힌 건, 놈이 영웅 노릇을 제법 잘한다는 것이다.
전쟁의 상처를 수습하고, 백성을 구하고.
사람들은 용사가 달라졌다며 칭송한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 몸은 내 건데.
검 몇 번 휘두르면 피를 토하는 몸.
하지만 상대의 빈틈을 읽는 눈도, 목숨 걸고 익힌 검술도 아직 내 것이다.
기다려라, 루시안.
내 몸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그 몸 없이도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보여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