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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벽에 열이 내리고 눈을 떠 보니, 변소 거울 속에 열일곱이 서 있었다.
"저승이 우째 우리 집 변소래."
죽은 줄 알았는데 죽 세 그릇을 먹었다. 일흔여섯 큰아들이 열일곱한테 어매라고 불렀다.
그리고 증손녀 서윤이가 물었다. "할머니, 이름은요."
열일곱이 된 할머니 정순.
평생 남 눈치 보느라 못 해본 것들이 있다. 먼바다, 비행기, 파란 머리, 그리고 영감 손.
이번에는 하고 싶은 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열일곱 증손녀 옆에서, 열일곱처럼.
말투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