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목소리를 이제야 들었어
민지는 아직도 나비의 밥그릇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의 말을 사람 말로 바꿔 준다는 번역 앱 '보이스'가 출시된다.
사람들은 앞다투어 자기 개와 고양이에게 말을 걸었고,
민지는 휴대폰 앨범 '고양이' 폴더에 남아 있던 옛 동영상 하나를 앱에 올려 본다.
그리고 스피커에서, 1년 만에 나비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밥 달라는 소리인 줄만 알았던 그 울음이 사실은 무슨 말이었는지,
창가에서 나를 부르던 그 소리가 무슨 뜻이었는지.
민지는 이제야, 너무 늦게, 나비의 말을 듣기 시작한다.
떠난 뒤에야 들리는 목소리와 마주하는 이야기.
한 편씩 재생되는 녹음 속에서 민지는 나비를 다시 만나고,
그 동안 등 돌리고 지냈던 가족과도 조금씩 마주 앉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