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간 탑건 이순신
시공간 균열에 휘말려 눈을 떠보니 수백 년 뒤 미래의 우주 전장이었다.
외계 유기체 침략군의 전자전 공격에 인류의 첨단 양자 AI는 순식간에 마비되었고,
자율비행 알고리즘에만 의존하던 미래 파일럿들은 시동조차 켜지 못한 채 학살당하고 있었다.
"AI 링크가 안 걸려! 시스템 오류인데 어떻게 날아!"
"비행기가 멀쩡히 눈앞에 있는데, 컴퓨터가 꺼졌다고 발만 구르고 자빠졌냐?"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날개 달린 쇳덩이를 모는 건 언제나 피와 살을 가진 인간이다.
오랜 세월 봉인되어 있던 비상용 수동 레버를 꺾어 부수고,
기체의 안전 리미터를 모조리 해제한 채 콕핏을 장악한다.
손끝으로 읽어내는 중력가속도와 날것의 물리 법칙.
알고리즘을 비웃는 전설의 도그파이트가 미래의 성간 우주에서 다시 시작된다.
"전 함대 통신망 열어. 잔존 기체들은 내 꼬리를 물어라."
호출부호 '충무'.
외계 함대를 도륙 낼 최후의 수동 조종사가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