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고요한 종말을
이미 다섯 번이나 반복된 세계.
지구의 모든 사람이 동시에 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떨까요?
아니, 지구 그 자체가 돌아간다면 말이죠.
5년 이내의 모든 사망자가 부활하고,
5세 이하의 모든 생명체가 소멸했잖아요.
기쁘고 슬픈 일이에요.
애써 죽인 놈은 살아서 돌아오고, 내 아이는 사라지다니!
인류가 상상했던 종말 시나리오는 어떤 게 있었는지 기억나세요?
핵폭탄, 화산 폭발, 해수면 상승... 분명 이런 류의 이야기였던 것 같네요.
뭐, 좋습니다.
기능을 상실한 정부의 그늘 아래에서 나쁜 짓을 하고,
거대한 힘을 휘두르는 기업의 개가 되는 것도 즐거운 일이죠.
기계화 용병 군대, 인조인간, 광신도, 미친 무법자들과 주먹을 섞는 것도
나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끝을 선사하고요.
그런데 어쩌면 인류는.
법과 윤리를 잊고 인간성을 잃었을 때
이미 맞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고요한 종말을.
여러분은 안전하십니까?
싸구려 총 한 자루 정도는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
악마들이 찾아오기 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