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얼굴 뒤로
그리고 같은 날, 또 하나의 목 없는 몸이 떠오른다.
두 시신은 같은 방식으로 얼굴을 잃었지만, 몸에 남은 삶의 흔적은 전혀 달랐다.
신분을 감춘 채 오작으로 살아가는 단영은 죽은 자의 상처와 몸에 남은 세월을 읽고, 추안사의 부사 무경은 증언과 기록 사이에서 어긋난 사실을 좇는다.
누가 이들을 죽였는가.
그리고 왜 죽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얼굴까지 가져가야 했는가.
사라진 얼굴을 추적할수록 사건은 한 사람의 죽음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충성스러웠던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배신자였고, 사랑받던 가족에게도 끝내 드러내지 못한 얼굴이 있었다.
그리고 두 시신에서 시작된 흔적은, 단영이 오래도록 묻어두었던 한 죽음까지 다시 끌어올린다.
사람에게는 하나의 얼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모든 얼굴을 본 뒤에도, 우리는 그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천 개의 얼굴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