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이 무너졌다
전쟁은 군함으로 오지 않았다.
관광버스로 왔다.
넉 달 동안 삼백열두 명이 관광비자로 그 섬에 들어갔다. 한 명을 빼고, 아무도 관광지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도시가 꺼졌다.
한꺼번에 꺼진 게 아니었다. 북쪽 구역이 먼저, 그다음 그 옆이, 그다음 그 옆이. 누군가 지도 위를 손가락으로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새벽 두 시, 라디오에서 항복 방송이 나왔다. 십 년을 들은 목소리였다. 억양도, 숨 쉬는 자리도, 문장 끝을 살짝 올리는 것도 전부 그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세 시간 전에 죽었다.
세상은 그날 밤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해저케이블 열네 가닥이 끊겨 있었으니까.
밖에서 보인 건 하나뿐이었다. 항복을 선언한 나라가 같은 날 저녁, 사억 명이 사는 하류를 향해 미사일을 여덟 발 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