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 후 2500년, 나는 멸망한 지구를 복원한다
AI가 도시를 지배하고, 기계가 인간 대신 일하며, 인간은 질병과 노화마저 정복했다.
그리고 인류는 지구의 기후까지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믿음이 인류를 멸망시켰다.
빙권 붕괴, 해류 변화, 대가뭄과 초대형 폭풍.
식량과 에너지를 둘러싼 전쟁 끝에 문명은 무너졌다.
2500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과거의 찬란한 문명을 기억하지 못한다.
무너진 도시와 녹슨 기계는 '옛 신들의 유물'이 되었고, 사람들은 총 한 자루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유물을 고쳐주는 일을 한다.
어느 날, 폐허 속에서 이상한 금속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녹슬지도, 부식되지도 않은 정체불명의 기계.
호기심에 전원을 넣은 순간.
[시스템 부팅 중.]
250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인류 최후의 AI가 깨어났다.
그리고 내가 현재의 날짜를 알려주자 AI는 한참 동안 침묵했다.
"……2478년?"
"인류가 아직 존재하고 있습니까?"
그날부터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전부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멸망한 지구의 유물을 복원하며, 나는 잃어버린 인류의 문명을 다시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