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드레스를 입은 보라
쉬는 시간이 되면 읽지도 않는 책을 펼쳤고, 학교가 끝나면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갔다. 외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인생은 혼자인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일요일, 이모를 따라간 교회에서 노란 공주 드레스를 입은 여자아이를 만났다.
아이의 이름은 연보라였다.
보라를 다시 보기 위해 매주 교회에 갔다. 보라가 웃으면 나도 웃었고, 보라가 어려워하는 일을 먼저 도왔다. 사람 앞에 나서지 못하던 내가 손을 들기 시작한 것도, 공부에 관심 없던 내가 책을 펼친 것도 모두 보라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한결아, 너 공부 잘해?”
“그냥 해.”
“그럼 나랑 같이 공부할래?”
보라와 같은 내일에 있고 싶어서, 아무 꿈도 없던 소년은 처음으로 자기 인생을 바꾸기 시작한다.
아직 사랑이라는 말조차 몰랐던 시절.
한 소년을 세상 밖으로 불러낸, 가장 순수하고 오래된 첫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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