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믿지 않았다: 만신전(萬神戰)
광장의 수백 명이 하늘에서 저마다 가장 그리운 얼굴을 봤다. 죽은 어머니를, 평생 기다려온 구원자를. 나만 빼고. 나는 그걸 빛으로만 봤고, 그래서 빛이 꺼진 자리에서 무엇이 내려오는지도 혼자 봤다.
사건이 끝나기도 전에 결론이 도착했다.
「환각성 물질 살포 추정 ― 유포 영상은 AI 합성으로 확인.」
사건이 끝난 지 20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수사보다 빠른 결론은 수사 결과가 아니라, 미리 써둔 대본이다. 거짓말을 만드는 게 한때 내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잘 만든 거짓말을 알아본다. 13개 도시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고, 같은 문장이 같은 속도로 그것을 덮었다.
그다음엔 친절한 것들이 왔다. 불안하십니까. 국가가 함께합니다. 등록만 하시면 됩니다.
혜택은 곧 조건이 되었고, 조건은 경계가 되었다. 그리고 표가 없는 사람들만, 골라서 사라졌다.
10년 동안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며 살았다. 그 10년이 나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으로 만들었다.
세상은 내가 본 것을 믿지 않았다.
문제는, 나를 정확히 아는 쪽이 따로 있었다는 거다.
「재림까지: 72:00:00」
내 옆에서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의 편에 서서 싸우던 하늘까지는,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이건 그 전의 기록이다. 아무도 믿지 않던 시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