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추한 삼류무사의 몸에 고귀한 절대자의 혼이라니요 표지

누추한 삼류무사의 몸에 고귀한 절대자의 혼이라니요

귀천마 - ▎ 서른둘에 죽었다.
▎ 소금 가마니를 어깨에 올리다가, 가슴 안쪽에서 뭔가 끊어지는 소리를 듣고.

▎ 동료들이 관도 없이 거적에 싸서 묻어 줬다. 이름 없는 자들을 묻는 벼락밭이었다.
▎ 아홉 시진 뒤, 벼락이 떨어졌다.

▎ 흙을 파고 나온 몸 안에 나 말고 하나가 더 있었다.
▎ 사백 년 전에 죽었고, 사백 년을 떠돌았고, 여덟 명한테 죽었다는 것.

▎ "네 몸은 내가 쓰겠다."
▎ "싫은데요."
▎ "네 의견은 묻지 않았다."
▎ "내 몸인데요."

▎ 그런데 이 고귀하신 분, 문제가 하나 있다.

▎ 자기 이름을 모른다.
▎ 누가 자기를 죽였는지도 모른다.
▎ 원한만 남고 기억은 삭았다.

▎ 그래서 나는 그자의 과거를 파기 시작했다.
▎ 그게 그자가 힘을 되찾는 유일한 방법이고, 그자가 힘을 되찾아야 내가 산다.

▎ 다만 몸을 한 번 빌려줄 때마다
▎ 내 심장에 감긴 아홉 고리가 하나씩 끊어진다.
▎ 끊어진 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 저기, 고귀하신 분.
▎ 누추한 몸이라 죄송한데, 방세는 언제 내실 겁니까.

▎ 여덟 남았다.

자유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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