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때까지입니까.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리 세차게 내리는 비는 아니었다.
그저
가만히
오래도록 내리고 있었다.
어둠 속에 잠긴 어느 교회.
사람의 인기척은 없었다.
예배당 안을 밝히는 불빛도 없었다.
다만
제단 앞에 놓인 촛불 하나가
작은 불꽃을 흔들며
주위를 애써 밝히고 있을 뿐이었다.
그 앞에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고개를 숙인 채,
두 손을 맞잡은 채,
기도하는 사람처럼.
하지만
그는 기도하고 있지 않았다.
얼마나 그렇게 앉아 있었을까.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촛불을 바라보았다.
한참을
말없이.
그러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제는…….”
목소리가 잠겼다.
한 번 침을 삼켰다.
“이제는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촛불이 흔들렸다.
남자는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낡은 사진 한 장.
사진 속에는 한 아이가 웃고 있었다.
아직 아무것도 잃지 않은 얼굴.
아직 죽음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얼굴.
남자는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주 작게 말했다.
“준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