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의 대가
"힘을 얻을 때마다, 너는 무언가를 잃게 될 것이다."
삼백 년 전, 하룻밤 사이 대륙을 지배하던 아르카나 제국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날을 대붕괴라 불렀고, 제국의 심장부가 있던 자리는 지금도 아무도 가까이 가지 못하는 침묵지로 남아 있다.
재의 골짜기 끝자락, 유민들이 세운 작은 마을 '요람'. 그곳에서 평범하게 자란 소년 디온은 어느 밤, 정체불명의 습격자들에 의해 모든 것을 잃는다. 가족도, 고향도, 어제까지의 삶도.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깨어난 그의 몸에는, 본인조차 알지 못했던 금지된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
낙인술사에게 힘은 공짜가 아니다. 강한 힘을 쓸수록 기억이, 감정이, 소중한 사람과의 인연이 대가로 사라진다. 디온은 복수를 향해 나아갈수록 자신이 증오하는 존재와 점점 닮아가는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다.
재건 왕국 연합은 그를 전쟁의 도구로 이용하려 하고, 잔영 교단은 마을을 습격한 배후로 서서히 그 그림자를 드러낸다. 그리고 삼백 년 전 대붕괴의 진짜 원흉은, 아직 아무도 그 정체를 모른다.
빼앗긴 이름을 되찾기 위해, 소년은 스스로 모든 것을 대가로 내놓기 시작한다.
힘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 그 대가를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