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검령 표지

수검령

상수내 - 칼을 거두라는 명이 내렸다. 총이 있으니 칼은 필요 없다는 것이었다.

천계 육년, 조정이 무림에 병기 등록령을 내린다. 이름은 『수검령』.
따르면 문파가 관 장부의 한 줄이 되고, 거부하면 반적이 된다.

낙양 성 동쪽 이십 리, 제자 열둘짜리 평사도관.
관주 석진은 강호에서 가장 먼저 등록한다. 그는 살이호에서 조총을 봤기 때문이다.

그해 어느 절정 고수가 신병 넷의 총 앞으로 걸어 나갔다.
한 사람도 베지 못하고 무릎이 꺾였다. 첫 소리부터 열 호흡이었다.

석진이 하는 일은 하나뿐이다. 센다.
재장전 스무 호흡. 유효 사거리 오십 보. 검이 닿는 삼 장.
그것을 종이에 적어 나눈다. 값도 안 받고 이름도 안 적는다.

이태 뒤 스무 호흡은 아홉 호흡이 된다. 그가 이길수록 저쪽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관에는 그를 존경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병부 낭중 심회.
조항 넷을 고쳐 사람을 살린 자이고, 같은 세월에 화기영을 이천으로 키운 자다.
그는 석진을 죽이고 싶지 않다. 다만 죽여야 한다고 믿는다.

"저희는 이제 어떻게 이깁니까."
"못 이깁니다. 덜 죽는 법은 압니다."

무공으로 총을 이기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는 것이 정해진 뒤에 어떻게 질 것인지를 정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자유연재 〉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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