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가 아니라면 우리는?
스물한 살의 소나기 속에서 시작된 우리의 첫 페이지.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 주던 준영과 해원은 끝내 ‘친구’라는 가장 안전한 이름 뒤에 숨어, 서로에게 가장 깊은 상처만 남긴 채 엇갈렸다.
“다시 여름이 와도, 지금 이 순간의 여름은 오지 않잖아.”
준영은 잃어버린 시간을 붙잡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영원한 여름 속에 갇히고 만다.
그리고 다시 찾아온 2027년 여름.
준영은 여전히 해원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침이면 나란히 머그컵 두 개를 꺼내고, 맞은편 의자를 향해 입을 맞추며, 그녀의 데모곡을 들으며 출근하는 평범한 일상.
하지만 완벽하다고 믿었던 그의 세계에 조금씩 서늘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수면제와 와인 없이는 버틸 수 없는 밤.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바닷바람 냄새.
준영은 자신이 애써 외면해 온 그날의 진실을 향해 다가간다.
지독했던 여름의 끝, 마침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원일까, 아니면 또 다른 저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