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은 다 듣고 있다
남자가 웃었다.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데도 웃었다.
『빨리 보내. 저 안에 아직 하나 있어.』
아홉 살 여름, 저수지에 빠졌다.
심장이 3분 42초 멈췄다.
깨어난 뒤부터 사람들의 두 번째 목소리가 들린다.
규칙은 스무 해 동안 세 개를 알아냈다.
하나. 반경 스무 걸음.
둘. 못 끈다.
셋. 숨기려 할수록 크게 들린다.
착한 놈은 조용하고, 나쁜 놈은 시끄럽다.
구급대원 강도현은 오늘도 현장에서 듣는다.
법정에서는 한 글자도 쓸 수 없는 것들을.
그리고 응급실에서 한 사람을 만난다.
백 명이 소리 지르는 방 한가운데,
딱 한 자리만 도려낸 것처럼 조용한 사람.
들어도 증명할 수 없다.
그런데 어젯밤, 뒤통수에서 이런 게 들어왔다.
『아. 저 새끼, 들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