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 말의 권력 표지

대변인: 말의 권력

마른잉크병 - "대변인의 혀는 칼보다 깊게 찌르고, 지워진 문장은 피를 부른다."

새벽 4시 기습 폭우, 서원시 태평연립 반지하 일가족 세 명 익사.
여당 최연소 수석대변인 한도윤은 3분 만에 여론을 뒤집었다.
"예기치 못한 기상이변에 따른 불가항력의 자연재해."

완벽한 방어였다. 당 지도부는 환호했고, 차기 총선 공천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러나 브리핑 직후 그의 손에 떨어진 감리단의 미공개 보고서.
침수 직전 멈춰선 220억 원 안전 배수펌프.
그리고 당의 3조 원 개발 치적을 위해, 대변인실 서버에서 바로 그 삭감 결재선을 직접 지워버렸던 당사자가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당을 지키면 살인을 방조한 공범이 되고,
진실을 밝히면 여의도 전체의 표적이 되어 파멸한다.

"내가 덮은 문장에 내 목숨을 건다."

오후 2시 소통관 기자회견장.
그는 마이크를 켜고 자신이 속한 정당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여의도 거대 카르텔의 심장을 겨눈 무소속의 하드보일드 생존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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