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륜검귀
술을 끊고, 고기를 끊고, 정을 끊고 —
세상 전부를 끊어내며 오른 현경(玄境).
그러나 세상 전부를 탐한 마존은 그보다 위에 있었다.
눈밭에 무릎 꿇고 죽어가던 순간에야 깨달았다.
'모든 걸 끊은 나는 여기서 멈췄고,
모든 걸 삼킨 저자는 끝에 닿았구나.'
검의 끝은, 삶의 끝과 닿아 있었다.
"다시 산다면 — 고기를 먹겠다. 술을 마시겠다. 은자를 세겠다."
눈을 뜨니 열넷.
쇠락한 곤륜의 말단 제자, 시험에서 떨어지기 하루 전.
이번 생의 계획은 간단하다.
원 없이 먹고, 마시고, 벌고, 웃는다.
잊혀진 곤륜의 뿌리를 되살린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서 —
십사 년 뒤 서쪽에서 넘어올 그놈의 목을 벤다.
"세 초식 안에 끝내겠습니다. 밥때가 다 돼서."
검에 씐 귀신이 돌아왔다.
이번엔, 살면서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