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제 표지

용제

초각 - 천하를 손에 쥐고도 불사(不死)를 얻지 못한 채 죽은 사내가 있었다.
진시황(秦始皇), 영정(嬴政).
지옥에 떨어질 줄 알았던 그가 눈을 뜬 곳은 — 드래곤의 알 속이었다.
온몸을 뒤덮은 비늘을 전생의 업보라 여기며, 그는 제 손으로 그것을 뜯어냈다.
참회로 시작된 수련은 헤츨링의 몸을 다시 인간으로 빚어냈고, 마침내 지진과 화산이 세상을 뒤흔들던 날 — 그는 알을 깨고 나왔다.
세 개의 달이 뜨는 낯선 하늘 아래, 발가벗은 몸으로 다시 시작된 삶.
오크, 엘프, 수인, 마인, 드워프, 용인, 켄타우로스 — 여덟 종족이 얽혀 살아가는 이 세계에서, 가장 약한 존재는 다름 아닌 인간이었다.
사슬에 묶여 끌려가는 이들을 본 순간, 잊었던 무언가가 다시 눈을 떴다.
"짐(朕)이 다스리던 백성들과 다를 바 없구나."
전생의 심법과 드래곤의 힘을 가진 사내가, 가장 약한 종족을 이끌고 세상의 질서를 다시 쓴다.
그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인간의 나라를 세우는 그날까지 —
황제는, 두 번째 삶을 살아간다.

자유연재 〉 퓨전,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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