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좌(星座)의 서약
바티칸의 비밀 조직, 2천 년을 거슬러 오르는 상징의 추적, 자정을 향해 달리는 카운트다운 — 여기까지는 당신이 아는 『다빈치 코드』의 문법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호학자가 아니라, 우화등선(羽化登仙)을 하루 앞둔 태백산의 도사다.
등선 전야, 백이십일 년의 관측 기록 어디에도 없는 별 하나가 떠오른다. 장·장·장·단 — 별은 명멸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하늘의 문이 열리는 순간, 도사 운학은 등선 대신 별이 가리키는 서쪽을 택한다.
백이십 년 만에 내려온 속세. 낯선 서울의 밤거리를 헤매던 그가 명동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앞에서 발견한 것은, 자신이 받아 적은 것과 똑같은 가락으로 새겨진 2천 년 전의 별 — 동방박사를 베들레헴으로 이끌었던 바로 그 별이었다. 랭던 교수가 그림 속 암호를 풀었다면, 운학은 하늘에 쓰인 암호를 푼다.
세례명 안드레아, 코드네임 가스파르. 교황청의 존재하지 않는 평화유지 기관 '파켐'의 정보원이 된 도사 앞에, 같은 별을 정반대로 읽은 자가 나타난다. "별은 경배하라는 신호가 아니라 다스리라는 권한이다." 위조된 '종말의 별'로 세계를 전쟁의 문턱까지 몰아가려는 결사 흑요성회 — 그 수장은 육십 년 전 헤어진 사형(師兄)이다.
성탄 전야 자정, 카운트다운의 영점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