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자(REMNANT) 표지

잔여자(REMNANT)

STARIM - 이 세계에는 한 가지 법칙이 있다.

누군가 능력을 써서 무언가를 만들면, 세상 어딘가에서 정확히 그만큼의 무언가가 사라진다. 물 한 컵을 만들면 물 한 컵이. 집 한 채를 지으면 집 한 채가. 사람 하나만큼을 만들면—사람 하나가.

그리고 사라진 것은, 사라졌다는 사실까지 함께 사라진다. 이름도, 얼굴도, 그가 있었다는 기억마저. 어머니가 아들을 잊고, 친구가 친구를 잊고, 세상은 원래 그랬다는 듯 매끄럽게 이어진다.

그래서 아무도 모른다. 세상이 매일 조금씩 닳아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오히려 이렇게 배운다. 「세계의 총량은 보존된다」고. 만든 만큼 지우면 세상은 그대로라고. 그 믿음 위에서 도시가 돌아가고, 능력자가 떠받들리고, 아이들이 시험을 본다.

전부 거짓말이다.

그리고 그 거짓말을 아는 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뿐이다.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고 아무것도 지우지 못하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낙제생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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