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르: 지워진 이름을 부르는 자 표지

카나르: 지워진 이름을 부르는 자

김두까 - 죽은 게 아니다. 실종된 것도 아니다.
지워졌다.
축제의 밤, 한 사람이 세상에서 지워졌다.
학교 명단에서. 함께 찍은 사진에서.
십칠 년을 같은 골목에서 자란 친구들의 머릿속에서.
"이레? 그런 애가 우리 반에 있었어?"
경찰에 실종 신고조차 할 수 없다.
실종이 되려면, 먼저 존재해야 하니까.
세상에서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이제 단 한 명.
그리고 그날 밤, 소년은 알게 된다.
기억한다는 것이—
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능력이라는 것을.

인간이 괴물이라 부르는 것들의 세계, 카나르.
그곳에서 괴물은 그들이 아니었다.
이름을 지우는 자들.
기억을 걷어 가는 자들.
웃고 있지만 웃음이 없는, 흰 가면들.
소년은 사라진 이름 하나를 붙잡고
문 너머의 세계로 걸어 들어간다.
세상 전부가 잊어도, 나는 기억해.
그게 그가 가진 전부였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
곁에 남는다는 것.
잊지 않는다는 것.
잡을 수 없는 것들은, 스스로 곁에 남기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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