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간 조선 최고 공돌이 세계를 지배하다 표지

과거로간 조선 최고 공돌이 세계를 지배하다

강그린 - "칼은 사람을 죽이지만, 공정(工程)은 나라를 바꾼다."

생산기술팀 과장 김재우, 야근 중 공장 사고로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1589년 경상도 관영 대장간의 열아홉 살 서얼(庶孼) 조수가 되어 있었다.
초능력도, 시스템도, 마법도 없다. 그가 쥔 무기는 단 두 가지.
표준·공차·분업·수율을 아는 21세기 공학 지식, 그리고 3년 뒤 임진왜란이 터진다는 미래.
같은 화살촉인데 대장간마다 무게가 다르고, 같은 조총인데 부품이 서로 맞물리지 않는 나라. 재우는 깨닫는다. 조선에는 '표준'이 없다.
세 대장간의 조총 부품을 섞으니 하나도 맞지 않지만, 그의 방식으로 찍어낸 부품은 눈을 감고 집어도 조립된다. 호환성(互換性)이라는 단어가 어전에 처음 오르는 순간, 천한 장인의 반란이 시작된다.
거북선 건조 공기를 절반으로 줄이고, 뒷간 흙에서 화약을 배양하며, 조선 최초의 사거리표를 이순신 앞에 내민다.
전쟁은 창이 아니라 지도와 밥으로 하는 것.
그러나 세상을 바꿀수록 그가 아는 역사는 어긋난다. 언젠가 미래 지식은 무력해지고, 오직 실력만이 남을 것이다.
그의 최대 적은 왜군도, 여진족도 아니다.
그를 "천한 장인 나부랭이"라 부르는 사대부다.
재우는 왕이 되지 않는다. 그가 남기는 것은 왕조가 아니라 표준과 학교와 공장이다.
먼 훗날, 세계가 조선의 자[尺]로 길이를 재고, 세계 기술 용어에 조선말이 남는다.
쇠부터 시작해 세계의 규격을 새로 쓰는 한 공돌이의 대서사.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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