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대군은 죽고 싶지 않다
퇴근길, 세조에게 맞서다 죽은 금성대군의 이야기를 보며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 같으면 충절이고 단종이고 다 포기하고, 수양대군 앞에 납작 엎드려 살아남았을 거라고.
그리고 눈을 떠보니 세종의 국상 한복판.
“금성대군마마, 곡하실 차례이옵니다.”
하필이면 내가 그 금성대군이 되어 있었다.
역사 지식은 조금 있다.
수양대군이 세조가 된다는 것.
단종이 왕위를 빼앗긴다는 것.
그리고 금성대군은 끝내 단종 복위를 꾀하다 죽는다는 것.
그러니 답은 간단하다.
수양대군에게 밉보이지 말 것.
단종에게 정들지 말 것.
충신처럼 나서지 말 것.
적당한 때 지방으로 내려가 조용히 살 것.
그런데 이상하다.
가만히 있으려 할수록 왕실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도망칠 길을 찾을수록 사람들은 내 곁으로 모여든다.
무엇보다 한 가지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죽을 운명의 왕자가 된 평범한 소시민의 조선 왕실 생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