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자가 버린 검을 주웠다
무공은 어설프고, 내공은 형편없으며, 대련만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바닥을 구르는 청년. 그의 이름은 비수였다. 비수에게 남은 재주는 남들이 버린 물건을 주워 모으는 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출입이 금지된 천비문 후산에서 녹슨 검 한 자루를 발견한다.
검을 뽑는 순간 세상의 모든 마력이 멈췄다.
화염을 다루던 장로는 불씨 하나 피우지 못했고, 인간으로 변신해 천비문에 숨어 있던 드래곤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천 년 동안 모습을 감췄던 절대자 건이 비수의 머릿속에서 태연하게 말을 걸어온 것도 그때였다.
‘그 검을 뽑았으니, 이제 네가 세상을 책임져라.’
비수가 주운 것은 무기가 아니었다. 인간과 드래곤의 전쟁을 억누르던 마지막 봉인이었다.
봉인이 풀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국은 천비문을 반역 집단으로 선포하고, 여섯 드래곤이 지배하는 육왕군은 건의검을 빼앗기 위해 진군한다. 설상가상으로 천비문의 문주 위청마저 사라지고, 장로들은 모든 책임을 비수에게 뒤집어씌운다.
졸지에 문파에서 쫓겨난 최약체 문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법은 그의 앞에서 사라지고, 드래곤은 그를 두려워하며, 건의검은 쓰러뜨린 적의 힘을 하나씩 삼키기 시작한다.
버림받은 문도 비수는 결심한다.
자신을 내쫓은 천비문을 되찾고, 인간을 장기말로 삼은 드래곤들을 끌어내리며, 머릿속에 붙어 사는 무책임한 절대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세상을 구하라고요? 싫습니다. 일단 제 문파부터 되찾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