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 무신이 게임을 베었다
강호 천하제일인 마천우.
믿었던 벗에게 등이 찔려 눈을 뜨니, 서울이었다.
무공도 없다. 내공도 없다.
뒷골목 양아치에게 얻어맞고 '거지'라 불렸다.
그는 분하지도 않았다. 다만, 무기력한 자신이 부끄러웠을 뿐.
석 달 뒤, PC방 게임 속에서 그는 자신의 강호를 발견했다.
[불멸의 무림 — 강호 최고수가 되세요]
"본좌더러, 최고수가 되라고?"
그는 진지했다. 언제나, 무엇이든.
산토끼 다섯 마리 앞에서 호흡을 골랐고,
만 원짜리 후원 알림이 터지자 암기(暗器)인 줄 알고 플라스틱 칼을 뽑았다.
"구독과 좋아요는 강호를 유람하는 무림인의 최소한의 의리이니라."
우연히 시작한 스트리밍에서,
이 기막힌 진지함에 시청자가 열광했다.
정작 본인만 모른 채로.
과금으로 때려잡는 세상에, 아날로그 피지컬로 시스템의 룰을 씹어먹는 괴물이 탄생했다.
자동 사냥에 취해 약자를 괴롭히는 유저들을 향해, 그는 일갈했다.
"알량한 시스템에 사유를 맡긴 채 군림하려 드느냐. 칼은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게임을 계속할수록 이 가짜 강호는 이상했다.
그가 살아왔던 진짜 무림의 망령들과 기괴하게 겹쳐지기 시작했다.
"기억하지… 못하나요?"
삭제 불가능해 '시스템 에러'라 불리는 여인이 그를 부를 때,
그의 메마른 단전에서 잃어버린 진짜 무공이 공명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