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국연의 : 고구려, 천하를 다시 그리다
천하는 처음부터 셋이 아니라 넷이었다.
조조는 중원을 움켜쥐려 했고, 유비는 무너진 한실의 이름을 붙들었으며, 손권은 강동의 물길 위에 제 나라를 세우려 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미처 계산하지 못한 세력이 있었다.
북방의 강국, 고구려.
환도성의 치욕을 삼킨 왕과 장수들은 더 이상 변방에 머물지 않는다. 요동을 넘어온 고구려 기병은 황건의 난, 동탁의 폭정, 적벽의 불길, 형주의 배신, 관우의 최후, 제갈량의 북벌, 사마의의 계략 속으로 파고든다.
고구려는 성만 빼앗지 않는다. 장수를 얻고, 여인을 통해 동맹을 묶고, 적의 군량길을 끊으며, 삼국의 영웅들을 하나씩 자기 판 위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마침내 중원을 차지한 고구려의 깃발은 남쪽 바다를 건너 히미코의 왜국 앞에 선다.
하나의 동아시아가 완성된 순간, 황제는 뜻밖의 조서를 남긴다.
“천하는 하나로 얻되, 네 길로 다스리라.”
그 조서는 역사의 어둠 속에 봉인되고, 수많은 왕조와 전쟁, 분단의 시간을 지나 현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남한, 북한, 중국, 일본.
네 나라가 다시 하나의 이름 앞에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