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빛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는 말을 걸지 못하게 만드는 아이였다.
진묵은 그림만 그렸다. 보이는 것을 보이는 대로. 교실 창밖도, 골목의 낡은 간판도, 아버지의 뒷모습도.
그러던 어느 날, 골목 끝에서 처음 보는 잡화점을 발견했다.
쇼윈도 너머, 낡은 액자 속에 담긴 그림 하나.
기하학적 문양과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얽혀 만들어진 완벽한 도형.
진묵은 그날부터 그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몇 장, 몇십 장, 몇백 장.
그리고 어느 새벽—
그림이 빛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