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설화의 시작
세상을 빚은 창세신들조차 그 근원에서 태어났다.
창세신들은 인간을 위해 대륙 곳곳에 신을 내려보내 불과 글자를 전했다.
두 강 사이에 첫 문명 우루크가 서고, 첫 영웅 길가메시가 신의 힘을 입어 이름을 떨쳤다. 다른 대륙에서도 하나둘 나라가 일어설 조짐이 움텄다.
허나 단 한 곳만은 달랐다. 세 바다가 감싼 동쪽 반도, 그 아래 모든 영맥이 모여 하나의 심장으로 뛰었다.
그것을 쥔 신은 자신을 빚은 창세신마저 넘어설 힘이었다. 누구의 손에도 쥐여 줄 수 없는 땅. 창세신들은 오래 고민한 끝에 결정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자를 보내, 그저 지키게만 하자."
그렇게 창세신 환인의 아들 환웅이 내려왔다. 그는 다스리지도, 탐하지도 않았다. 오직 그 땅을 지킬 뿐이었다.
허나 신은 영원히 지상에 머물 수 없는 법. 떠날 때가 다가오자, 환웅은 그 땅을 영영 지킬 길을 고민했다.
환웅은 제 신격의 일부를 영맥의 심장에 녹여, 누구도 풀 수 없는 봉인을 지은 것이다.
그리고 웅녀와 아들 단군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남기고 떠났다.
"이 땅을 지켜라."
환웅이 사라진 자리에, 단군은 그 땅을 지킬 인간의 나라 고조선을 세웠다. 신이 떠난 자리를, 사람이 잇기 시작한 것이다.
- 단맥(檀脈)의 숨겨진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