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듣는 장례지도사
아니, 없었다. 지금까지는.
장례지도사 염태수는 오늘도 죽은 사람과 함께 아침을 시작한다.
새벽 다섯 시 반, 지하 안치실. 차가운 공기와 형광등 불빛 아래서 그는 묵묵히 일한다.
씻기고, 닦고, 염을 하고. 10년 넘게 반복해온 일.
그러던 어느 날, 염습 도중 목소리가 들린다.
"내가 왜 죽었는지 알아내줘."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예순두 살 남자의 마지막 말.
살아 있는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지갑 속 편지.
그리고 사라진 약봉지.
사인은 정말 심근경색이었을까.
염태수는 장례지도사다. 수사관도, 형사도 아니다.
하지만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듣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그뿐이다.
말 못 하고 떠난 사람들의 목소리.
밝혀지지 못한 죽음의 진실.
그것을 듣고, 풀고, 보내주는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