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자 (Unregistered)
나는 끝까지 등록되지 않았다.
직업도 없었다.
레벨도 없었다.
스킬도 없었다.
퀘스트도, 보상도, 상태창도 없었다.
대신 보였다.
퀘스트를 가장 먼저 따른 사람이 가장 먼저 죽었다.
무기를 집은 사람이 다음 표적이 됐다.
보상이라고 적힌 것들은 전부 미끼였다.
시스템은 사람을 나쁘게 만들지 않는다.
그저 가장 그럴듯한 문장으로 사람을 움직인다.
가능
권장
권고
필요
나는 그 단어들의 온도 차이를 읽었다.
전직 게임 QA 테스터, 한재한
그는 3년 전, 시스템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보고서를 올렸다.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세상 전체가 시스템이 됐다.
그는 혼자였다.
그러다 팀이 생겼다.
편의점 알바
힐러
전직 격투기 선수
지휘관
배달원
각자 다른 이유로 같은 자리에 남은 사람들
시스템이 버리라고 할 때마다, 끝내 버리지 않은 사람들
미등록자는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다.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호도 없다.
보상도 없다.
권리도 없다.
하지만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시스템을 검산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이 미등록 상태는 오류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누군가의 설계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