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된 낙원의 성자 표지

거짓된 낙원의 성자

아키Archi - 기억도 이름도 없이, 한 소년이 황폐한 들판에서 눈을 뜬다.
머릿속에서는 두 개의 목소리가 주도권을 다툰다. 차갑게 분석하는 목소리와, 공포에 떠는 목소리. 유일한 단서는 손끝에 남은 따뜻한 감촉뿐.
소년은 스스로에게 '제로'라 이름 붙이고 첫발을 내딛는다.

그가 처음으로 지키기로 마음먹은 것은, 손끝부터 투명하게 지워져가는 소녀 리나.
사람들은 그 저주를 '신성한 섭리'라 부르며 고개를 숙인다. 고통을 바치는 것이 당연한 율법이라는 듯이.

그러나 제로는 묻는다.
이 질서는 정말 신의 뜻인가 — 아니면 누군가 정교하게 빚어낸, 거짓된 낙원인가.

금기를 깨고 세계의 율법에 손을 댄 순간, 소년은 '섭리의 적'으로 낙인찍힌다.

"거짓 속에서는 살아 있어도 죽은 것이고, 진실 속에서는 고통받아도 살아 있는 것이니까."

가짜 천국을 무너뜨리기 위한, 한 소년의 끝나지 않는 싸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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