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사회 - 처리사 표지

투명사회 - 처리사

g3988_baeknakhyeon - 모든 사람의 자산이 숫자로 공개되는 세계.
랭크가 오르면 살아남고, 내려가면 시스템에서 지워진다. 숫자가 곧 신용이고, 신용이 곧 존재인 사회.
그 세계에서 숫자를 지우는 일이 있다.
처리사.
공식 직함은 없다. 의뢰가 들어오면 데이터를 조회하고, 분석하고, 처리한다.
싸우는 게 아니다. 지운다.

한지오. 4년 전 마지막 의뢰를 끝내고 사무실 문을 닫았다. 더는 받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러다 의뢰가 들어왔다.
의뢰인은 혼자였다. 명함도 없었다. 요청은 코드 하나였다. KENTUS 시스템에 등록된 번호.
이름도 얼굴도 없는 숫자.

"이 사람을 지워줘."

조회를 시작했다. 코드 하나 뒤에 라우팅이 있었다.
라우팅 뒤에 법인이 있었다. 법인 뒤에 처음부터 설계된 구조가 있었다.

4년 전. 사무실 문을 열던 날부터. 사람들이 배치됐다. 자리가 만들어졌다.
그 안에 자신도 있었다.

처리사는 싸우지 않는다. 지운다.
지워야 할 것이 시스템 전체라면 — 그래도 지운다.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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