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검이 닿을 때까지
그곳에서 조각난 누나의 시체 보았고, 나는 처음으로 칼을 들었다.
신은 이미 죽었다.
신을 섬기던 자들은 그 시체를 파먹으며 신을 자처했고,
신을 죽인 괴물은 인간의 비극을 수확하며 '완성'을 꿈꾼다.
마법도, 신성력도— 결국 죽은 신의 잔재를 빌려 쓰는 힘.
나는 오직, 누구에게도 빌리지 않은 인간의 의지로 칼을 벼린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시궁창의 벌레가
신마저 무릎 꿇릴 군주가 되기까지—
나의 검이, 끝내 신에게 닿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