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테른 연대기 표지

발테른 연대기

봉남2 - 카르사 평원에서 하늘을 뒤덮은 검이 내렸다.

그날, 열여덟의 황제 카르디온은 무너지는 제국을 빛으로 붙들었다.
그리고 진창 속에서 살아남은 이름 없는 병사 하나는, 황제가 피를 토하면서도 병사들의 이름을 잊지 말라 명하는 모습을 보았다.

네 해 뒤.

황제의 승전보는 여전히 제국 곳곳에 도착했지만, 변경의 병사들에게 빵은 늘 그보다 늦게 도착했다.
귀족들은 황제의 이름 뒤에 숨어 군량을 빼돌렸고, 전장은 다시 무너지고 있었다.

백발의 병사 라겐.

그는 아직 왕좌를 꿈꾸지 않는다.
장군의 자리도, 가문의 이름도, 제국의 미래도 아직 그의 것이 아니다.

다만 그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무너지는 전장에서 끝까지 서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황제가 오지 않는 전장에서도, 누군가는 병사들의 이름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왕좌까지 오를 힘을 가지고도 끝내 왕좌를 탐하지 않은 자.
무너지는 제국을 떠받친 마지막 충신의 기록.

『발테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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